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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츠의 옛날이야기, 동생

가츠의 옛날이야기 2009. 7. 1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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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츠의 옛날이야기 전편모음


때는 바야흐로 1994년, 나는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5학년이었다. 나에게는 남동생이 하나 있다. 근데, 한 두살 차이가 아니고 5살이나 차이난다. 원래 부모님께서는 나 하나만 낳고 잘 키워보고자 하셨는데 가망이 없어보였는지, 부랴부랴 동생을 하나 더 가지셨다.

부모님께서는 항상 출근을 하셨기 때문에 나랑 동생은 주로 할머니께서 키워주셨다. 하지만, 할머니께서는 내가 어느정도 자라자 파업을 선언하셨고, 훌쩍 휴가를 떠나버리셨다. 고로 몇달간, 나랑 동생은 부모님이 퇴근하시기 전까지 집에 보호자가 없었다.

학교수업을 마치면, 친구들과 놀다가도 어린이집에 맡겨놓은 동생을 데리러 가야했다. 한창 여자아이들과 재밌게 노는데 동생을 데리러 가는 것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가츠야~♥ 우리 떡볶이 먹으러 가자~!'

'흑.. 정말 너랑 먹고 싶은데.. 지금 동생 데리러 가야돼~!'

'흥! 나보다 동생이 더 좋아?'

'미안해~! 흑... 후다닥~!'

정말 멋진 형이지 않은가? 그렇게 나는 여자와 떡볶이의 유혹을 뿌리치고, 동생이 다니는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가면서도 온통 후회와 안타까움의 연속이었다. 방금 내가 한짓이 정말 잘한 짓인가? 그녀에게 상처를 준거는 아닐까?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나에게는 어린이집이 훨씬 더 중요하니깐 말이다. 왜냐하면 그 곳에는 바로 나의 동생이 아니 여신님이 있기 때문이다.





오! 나의 여신님, 동생이 다니는 어린이집 선생님은 정말 아름다웠다. 여자친구와 떡볶이와는 비교할 수도 없다. 후훗~ 항상 동생을 데리러 오는 내가 기특해서 였을까? 선생님은 항상 나를 반겨주셨고, 간식도 주셨다. 나는 그녀와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행복했다.

그리고, 동생 손을 잡고 집으로 향한다. 집에 도착하면, 나는 大자로 누워서 연신 동생을 부려먹는다.


'야~! 리모컨 가져와~!'

TV에서는 농구경기가 한창이었다. 당시 최고의 인기 스포츠는 당연 농구였다.
장동건, 심은하, 손지창, 이종원 주연의 당대 최고의 인기 드라마 마지막 승부와 연세대, 고려대로 이어지는 농구대잔치가 한창이었다.

남자아이들은 하나같이 농구만 하였다. 언제나 농구장은 항상 학생들로 붐볐고, 어딜가나 농구공을 들고 다시는 아이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또한 밖에서 하는 것만으로도 모잘라서, 집집마다 미니농구대를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 물론 나는 내방 벽에 떡하니 하나 붙혀놨다.



TV를 보고 있으니 몸이 근질근질했다. 나는 방에서 연신 슛연습을 하였다. 하지만 혼자 하면 심심하다. 곧 얌전히 그림책을 보고 있는 동생을 꼬셨고, 같이 하였다. 나름 둘이 하니깐 재미있었다.

'나는 우지원할께~! 넌 현주엽이야 알겠지~!'

각자 인물까지 정하고, 방안에서 현란한 드리블과 덩크 슛을 하며 신나게 놀았다.

'현주엽, 오늘은 절대 봐주지 않겠다!'

'흥~! 웃기지마!'

'비켜라~! 애송이 너는 나의 적수가 아니다~!'

나는 동생을 제끼고, 골대를 향해 비상하였다~! 그림같이 날아서 멋진 원핸드 덩크를 성공시키고는 연신 즐거워 하였다. 상대는 고작 7살짜리 꼬마였지만....


이내 실증이 난 동생은 그림과 같이 농구골대 바로 밑에 앉아서 쉬고 있었다. 나는 아랑곳 하지 않고, 슛연습을 하였다. 슛이 들어갈때마다 골대 밑에 앉은 동생의 머리에 농구공이 떨어졌다. 미니 농구공이기 때문에 맞아도 전혀 아프지 않다. 동생은 머리에 공이 떨어지면 헤딩을 하며 즐거워 하였다.

'자 이젠 3점슛이다~! 받아랏~!'

나는 방구석으로 가서 장거리 3점포를 날렸다. 쓩~ 내 손을 벗어난 농구공은 골대를 향해 날라갔다.


쾅~! 우당탕~! 아아~! 퍽~!

맙소사~! 벽에 걸린 농구골대가 농구공에 맞더니 그대로 떨어져버렸다. 근데 그 밑에 동생이 해맑게 웃고 있는데... 농구골대는 정확히 동생 머리를 향해 떨어졌고, 동생은 머리에 정통으로 맞더니 그대로 쓰러졌다.

'야~! 괜찮아~!'

나는 놀라서 황급히 달려갔다. 머리를 움켜지고 있는 동생, 다가가서 살펴보는데, 나의 손에 뭔가 끈적끈적한 액체가 묻어나왔다. 어어... 이건... 피.. 피다! ㄷㄷㄷ



동생도 그제서야 울기 시작한다. 나는 머리에서 피가 철철나는 동생을 보니 순간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다. 휴대폰도 없던 시절, 부모님에게 바로 연락도 할 정신도 없었고,
119를 불러야 되나? 고민을 하였다.

'야 괜찮아? 기다려봐~!'

일단 화장실로 달려가서 수건을 가져왔다. 수건으로 머리를 지압한뒤 상태를 지켜보았다. 그 짧은 시간동안 나의 머릿속은 무수히 많은 생각이 들었다. 동생과 함께한 추억, 부모님께 맞아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무엇보다도 동생에게 너무 미안했다. 항상 부려먹기만 하고, 잘해주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어흐흑흫ㅜㅜ

'죽으면 안돼!'

피가 멈추지 않으면, 119를 불러야겠다고 생각하고 수건을 떼보았다. 다행히 지혈이 된 거 같았다. 그제서야 안심을 한, 나는 마음을 추스리고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 흑흑 나 사고쳤어~!'

'왜? 뭔데?'

'농구하다가 동생 머리에 농구골대가 떨어져서 피났어~!'

'푸하하하~! 그래? 피 많이나? ㅋㅋㅋ'

'엄마 지금 웃을때가 아니잖아? 난 진짜 하나뿐인 동생이 죽는 줄 알았다니깐~!'

'알았어~ 엄마 퇴근하면 바로 갈께~! 잘 데리고 있어~! 큭큭~ 바보들~!'

하아.... 우리 엄마지만 정말
쿨하다~! 나는 울다가 지쳐버린 동생을 재우고는 옆에 앉아서 손을 꼭 잡아주었다. 그리고 굳게 다짐했다.

'이제 안 괴롭힐께~♥'





그리고 다음날, 평소처럼 어린이집으로 가서 동생을 데리고 집으로 왔다. 들어오자마자 나는 大자로 누웠고, 동생을 향해 소리쳤다.

'야 리모콘 가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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