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LOG
  • TAG
  • MEDIA
  • GUESTBOOK
 

가츠의 군대이야기, 휴가복귀

가츠의 군대이야기 2009. 7. 20. 09:17

반응형

지난 글보기

가츠의 군대이야기 전편모음(클릭 후 맨아래 다음페이지를 누르시면 1회 첫 포상휴가편부터 보실 수 있습니다)
가츠의 옛날이야기 전편모음


오늘은 상병때 있었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언제나처럼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전개되지 않으며, 그때그때 기억나는 사건을 재구성하여 작성하고 있습니다. 고로 예전 글을 안 읽으시고 바로 보셔도 무방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신 분은 윗부분에 위치한 지난 글보기를 이용해주세요!


때는 바야흐로 06년 2월, 오늘의 주인공은 지난 관심병사편에 등장한 나의 심복, 포스트 악랄가츠라고 불리던 이이병이다. 이이병을 보고있노라면 마치 나를 보는 거 같아 꺼림칙했다. 이등병때부터 약삭빠르고 아부에 능했다. 위장군기 또한 일품이었다.

나는 그것을 잘 알기에 항상 이이병을 붙자고, 장난도 많이치고 괴롭히기도 하고 나름 친하게 지냈다. 사실, 나는 후임들과는 잘 놀지않았다. 주로 고참들이랑 놀았다. 고참들이랑 노는게 훨씬 재밌었다. 그런와중에 이이병은 그나마 나랑 노는 몇안되는 후임 중에 하나였다. 이이병이 자배배치 받던 그날부터, 내가 전역하는 날까지 1년이상을 같은 분대에서 동고동락하였다.

드디어 내일이면 이이병이 백일휴가를 나가는 날이다. 이녀석도 나처럼 훈련때문에 백일이 훨씬 지난 시점에 휴가를 떠나게 되었다. 보통 신병이 휴가를 떠나면 맞고참이 전투화를 닦아주는 것이 관행이었다.

물론, 당시 상병이었던 나는 분대내 후임이 윤일병을 비롯해서 여럿 있었지만, 이이병의 전투화는 내가 닦아주었다. 사실, 닦아주고 싶은 마음에서라기 보다는 윤일병과 이일병이 근무를 나가는 바람에 닦아줄 사람이 없어서 내가 닦아준 것이지만 어쨋든 내가 닦았다.


지난 가을에 군대에 입대하여 추운 겨울을 부대에서 온갖 작업과 훈련으로 보낸 이이병, 드디어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떠난다. 얼마나 설레고 떨리겠는가? 휴가 전날밤, 좀처럼 잠이 안 올 것이다.

'이이병 자나?'

'아닙니다~!'

'후딱자라~! 그라다가 밤새겠다~!'

'넵! 감사합니다~!'

'가서 이쁜 누나들 많이 만나고 와야돼! 연락처도 꼭 받아가지고 와야돼!'

'저만 믿으십시오~! 올때 맥심도 사가지고 오겠습니다~!'

역시 이녀석은 이등병답지 않아~! 나도 백일휴가 나갈때까지만 해도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맥심이라니~! 개념있는 녀석이야~! 후훗~! 내가 제대로 키웠군~! 그렇게 흐뭇해면서 잠이 들었다. 월요일 아침이 밝았고, 이이병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백일휴가를 떠났다. 합법적으로 위병소를 걸어나는 이이병의 등을 보니, 내가 다 흐뭇하였다.




이이병의 집은 서울이기때문에 사창리 서울터미널에서 꿈에 그리고 그리던 집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탄다. 그리고 동서울 터미널로 출발한다. 대략 1시간 50분가량 걸린다. 집으로 가는 길에 광덕고개를 지나가는데, 고개를 넘어가면서 자연스레 잠이 든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나면, 다시 부대로 복귀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어느덧 금요일이 되었다. 이이병이 휴가나가서 머하고 놀았는지, 얼마나 맛있는 것들을 먹었는지, 어떤 미모의 여성들과 부비부비하였는지는 내 알 바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오늘이 바로 이이병의 휴가복귀날이라는 것이다!

4박 5일의 백일휴가는 정말 4.5초같다. 눈한번 깜빡하면 휴가 첫 날, 벗어놓은 전투화를 신고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오후가 되자, 분대장은 나보고 행정반에 가서 이이병에게서 연락이 왔는지 알아보라고 했다. 원래 백일휴가자들은 매일같이 행정반에 신변을 보고해야한다. 특히, 휴가복귀날에서는 집을 떠나는 순간부터, 꼬박꼬박 위치를 보고해야한다.

우리 부대의 휴가복귀시간은 오후 8시다. 고로 2시간의 거리에 있는 서울에서는 보통 4시나 늦어도 5시쯤에는 버스에 탑승하여야 했다. 4시쯤 행정반에 가보니, 아직도 연락이 안왔다고 하였다. 이거 불안한데~! 설마 믿었던 이이병이 미복귀하지는 않겠지? 아... 그동안 너무 장난쳤나? 아니야~! 난 떳떳해~! 어흫흑흑ㅜㅜ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슬슬 불안해진다. 소대장님한테 보고해야되나? 그 순간, 행정반 전화기가 울린다.


따르릉~♪

계원이 받더니, 나보고 오케이 사인을 보낸다. 이이병인가보다. 아나 놀래라~! 이색히 오기만 해봐라~! 아주 갈아마셔주마~! 계원은 이이병은 오후 4시 30분 사창리행 버스를 탄다고 알려주었다. 그럼 대충 시간맞춰서 오겠군. 소대로 돌아갈려는 찰나, 금일 야간 당직사관과 당직병이 행정반으로 투입되었다.

'아나~! 휴가복귀자 있는 날이 제일 빡세~!'

그렇다~! 휴가미복귀가 종종 일어나기때문에 항상 휴가자들이 복귀하는 날은 긴장의 연속이다. 상,병장들은 별 걱정없는데, 백일휴가자들은 항상 초유의 관심사다. 소대로 돌아가서 분대장에게 보고하였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당직병이 소대로 들어왔다.

'야 3소대 이이병~! 왜 연락이 없어? 지금 7시가 다되어가는데 어떻게 된거야?

벌써 시간은 오후 7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4시 30분 버스를 탑승하였다면, 벌써 사창리에 도착하여 부대로 연락이 왔어야했다. 심각함을 느낀 분대장은 누워서 TV를 보다가 벌떡 일어나서, 행정반으로 뛰어갔다. 곧 당직사관이 소대로 들어와서는 우리 분대원들에게 이이병에 대해 물어보기 시작했다. 사실 절대 사고칠 놈이 아니라고 생각하였기에 더욱 충격이 컸다.

소대원들은 다들 걱정하면서 시계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곧, 당직병과 분대장이 내무실로 투덜거리며 들어왔다.




'당직사관님~! 방금 이이병한테 연락왔습니다. 이 똘아이가 글쎄~ 버스를 잘못타서 산양리로 갔답니다~!'

아나~! 이런 코메디가 다있나? 안그래도 강원도 전방인 우리 부대인데, 산양리는 사창리보다도 훨씬 더 북쪽에 있는 마을이다. 이색히 휴가복귀하랬더니 월북할려고 하네~! 정말 미치겠다~! ㅋㅋㅋ



알고보니 동서울터미널에서 사창리가는 버스랑 산양리가는 버스가 같은 플랫폼에서 10분차이로 출발한다. 휴가복귀에 압박감을 느낀 이이병은 그만 정신줄을 놔버리고, 10분 빠른 산양리행 버스에 몸을 실었던 것이다. 그리고 휴가기간에 무리한 음주가무로 버스에서 잠이 들었는데, 눈떠보니 생전 처음 와보는 낯선 산양리에 떡하니 도착한 것이다.

얼마나 놀랐을까? 부대로 전화하면서 얼마나 두려웠을까? 이미 복귀시간은 1시간도 남지 않았다. 당직사관님이 직접 통화를 하면서 최대한 부드럽게 통화를 하였다.

'이이병~! 걱정하지마~! 천천히 와도 되니깐, 안전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일단 택시를 잡아타고 기사님 휴대폰으로 계속 연락할 수 있도록 하자~! 그래 그래~! 조심히 와~!'

그리고 전화를 끊자마자~! 우리 분대장에게 바로 헤드락을 걸었다. 헤드락에 걸린 분대장은 고통스러우면서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웃고있다. 하긴 말년에 분대원이 미복귀해서 영창가는 것보다야 훨씬 낫지~!

40분후, 복귀시간 10분을 남기고, 이이병은 무사히 위병소로 도착하였다. 행정반으로 들어온 이이병, 마치 툭~ 건들려도 울 것만 같았다. 이미 충분히 겁에 질러있었기에, 당직사관은 별말없이 내무실로 돌려보냈고, 분대장도 소대원들에게 일체 아무말도 하지말라고 지시하였다.

그날밤 점호를 취하고 옆자리에 누운 이이병에게 물었다.

'임마~! 늦게온건 좋은데~! 내 맥심은 사왔냐?'

'흑... 죄송합니다~! 죽여주십시오~!'

'진짜 어디가서 우리 분대라고 하지마~! 쪽팔려~!'

'흑흑... 근데 가츠상병님 재미난거 하나 알려드릴까요?'

'뭔데?'

'산양리에서 내려서 사창리로 택시타고 올때, 저 혼자 타고 온게 아닙니다~!'

'응?'

'저같은 놈이 2명 더 있더라고요~! 같이 타고 왔습니다~! ㅋㅋㅋㅋㅋㅋ'






반응형

'가츠의 군대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츠의 군대이야기, TV연등  (267) 2009.07.24
가츠의 군대이야기, 중대장2  (205) 2009.07.21
가츠의 군대이야기, 문신  (238) 2009.07.17
가츠의 군대이야기, 징병검사  (234) 2009.07.16
가츠의 군대이야기, 세탁기  (238) 2009.07.15


가츠의 군대이야기, 광덕고개, 군대이야기, 당직사관, 동서울터미널, 맥심, 미복귀, 백일휴가, 분대장, 사창리, 산양리, 악랄가츠, 이슈, 이이병, 택시, 휴가, 휴가미복귀, 휴가복귀
AND COMMENT 296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1. 이전 댓글 더보기


POWERED BY DAUM & TISTORY | E-MAIL REALOG@NAVER.COM | IS Base Renewal
COPYRIGHT ⓒ 악랄가츠, ALL RIGHTS RESERVED. CONTACT BLOGGER.
블로그 이미지
빡세게 유쾌하고 겁나게 발랄한 청춘의 비망록
by 악랄가츠
  • 악랄가츠의 리얼로그 연락처
  • 악랄가츠의 리얼로그 프로필

ARTICLE CATEGORY

악랄가츠의 리얼로그 (1813)
가츠의 프로필&연락처 (2)
가츠의 군대이야기 (170)
가츠의 육군이야기 (135)
가츠의 문화이야기 (217)
가츠의 식탐이야기 (56)
가츠의 모터이야기 (54)
가츠의 게임이야기 (59)
가츠의 옛날이야기 (87)
가츠와 꼬미이야기 (66)
가츠가 만난사람들 (56)
가츠의 리뷰이야기 (307)
가츠의 스마트기기 (222)
가츠의 IT이야기 (139)
가츠의 보물창고 (64)
옐의 신혼이야기 (1)
가츠의 여행이야기 (151)
대한민국 여행기 (68)
유럽 런던취재기 (5)
미국 CES 2014 (8)
아시아 일본원정대 (4)
아시아 홍콩원정대 (6)
아시아 태국허니문 (4)
캐나다 끝발원정대 (34)
남아공 붉은원정대 (8)
퀸즐랜드 액티비티 (13)

RECENT ARTICLE

  • 면세점 화장품 쇼핑코스 추천! 롯데면세점 스타에비뉴 코너 블루밍뷰티! 9
  • 스타일리쉬한 뉴요커의 전자담배! 카트리지 교체형 전담 픽스 사용법! 2
  • 모든 이웃이 즐거운 세상! 롯데 플레저박스를 아시나요? aka 롯데 사회공헌활동 4
  • 북유럽 갬성 블루투스 이어폰 추천! 수디오 니바(sudio NIVA) 개봉기! 6
  • 초경량 무선 게이밍 마우스의 진화! 로지텍 G304 10
  • 피파온라인4 게이밍 키보드 추천! 로지텍 G613 6
  • 무선 기계식 키보드 로지텍 G613 사용기! 5
  • 배틀그라운드 무선 마우스 추천! 로지텍 G304 화이트 16
  • 디자인까지 잡은 초소형 무선 이어폰! 디어이어 오밸(Dearear OVAL) 사용기! 2
  • 배틀그라운드 게이밍 마우스 추천! 무선으로 즐기는 로지텍 G603 사용기! 6
  • 무선 게이밍 마우스 추천! 배터리 걱정 없는 로지텍 G603 14
  • 게이머를 위한 7.1채널 헤드셋 추천! 로지텍 G533 사용기! 17
  • 무선청소기 추천! LG 코드제로 T9으로 청소가 즐거워지다! 4
  • 디자인도 편의성도 모두 챙긴 무선청소기! LG 코드제로 T9 10
  • 배틀그라운드 준비물 추천! 무선 게이밍 헤드셋 로지텍 G533 6
  • 롯데월드타워 미술관 데이트 어때? 롯데뮤지엄 전시회 댄 플래빈, 위대한 빛 4
  • 체리 청축 기계식 키보드 추천! 로지텍 G610의 매력은? 10
  • 배틀그라운드 게이밍 키보드 추천! 로지텍 G610 사용기! 22
  • 복합문화공간으로 탄생한 롯데하이마트 옴니스토어 구리역점 방문기! 10
  • 롯데홈쇼핑 반려동물쇼핑몰 코코야(COCOYA) 만나보개! 14
  • 반가워 코리토리! KT 대표 캐릭터 가즈아! 20
  • 배틀그라운드 게이밍 마우스 추천! 로지텍 G703 라이트스피드 사용기! 12
  • 아직도 몰랐어? KT 배터리 절감 기술로 더욱 빵빵하게! 22
  • 롯데그룹과 구세군이 함께하는 마음온도 37℃ 캠페인을 아시나요? 12
  • 무선청소기 추천! LG 코드제로 T9의 초간단 배터리 충전과 청소기 관리법! 4

COUNTER


RECENT COMMENT

  • 하트하고 가요.
  • 후임같은데 반갑네^^
  • 03군번입니다. 군시절 지금 생각해보니 고참들께는 다시⋯
  • 동기네 누구냐
  • 혹시 이제품을 가지고 계신다면 010 71115473으⋯
  • 저도 저기에 있겠네요 .. 05 군번 ㅎㅎㅎ 저는 77⋯
  • 14년도 해당부대에서 제대했고요 사병은 전투지원도 합⋯
  • 오케이광자매 이광식 오로라공주 전소민 하나뿐인내편 김도⋯
  • 나도여자랍니다 장나라 인생연습 한가빈 이못난사랑아 박강⋯
  • 대박 전 곽필주 행보관님 밑에서 군생활...사병 생활도⋯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