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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해요

가츠의 옛날이야기 2010. 4. 13.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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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아버지께서 지독한 감기에 걸리셨다. 평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열심히 즐기시는 테니스까지 포기하시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웠다. 하루 빨리 완쾌되시기만을 기원하였다. 평소 불규칙한 생활을 하는 나는 너무 멀쩡하였기에, 역시 젊음이 좋다고 생각하였다.

"좋기는 개뿔!"




"약...약이 필요해!"

어김없이 나도 감기에 걸렸다. 평소 감기 따위는 그냥 약 없이 자연스레 낫기만을 기도하는 편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아프다고 퍼져있을 수만은 없기 때문에 바로 약을 복용하였다. 오랫만에 몸 속에서 약기운이 퍼지자, 초저녁부터 졸음이 밀려왔다.

온 몸이 활활 타오른다. 꿈 속에서 동생이 나왔다. 삼겹살을 사달라고 조르는 동생, 그러고보니 오늘 휴가 나온다. 부대에서 연신 나에게 주문을 외우고 있나보다. 군바리의 집념, 때로는 너무나도 무섭다. 어디선가 낯익은 멜로디가 들려온다. 이 목소리는 팀버형인데...

"get your sexy on, go ahead be gone with it~♪"




"오 마이 갓! 엄마 생일이야!"

신기하게도 항상 여자친구 생일, 기념일은 정확하게 기억하면서 정작 부모님의 생일은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핑계는 제각각이다. 그제서야 동생이 오늘 휴가나오는 이유를 알 거 같았다. 왠지 월급받은 것을 모아서 깜짝 선물을 준비하지 않을까 싶다. 젠장! 한발 늦었어! 흑흑...

"음력이잖아요! 매번 헷갈려요!"

맞는 말이다. 음력은 나에게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아예 휴대폰에다가 음력 생일을 입력해놓았다. 똑똑한 휴대폰은 알아서 계산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가지 간과한 부분이 있다. 생일은 정확하게 알려주는데, 문제는 생일 당일날 알려준다는 것이다. 이미 시간은 자정을 훌쩍 넘었다. 잠결에 어머니가 나에게 무슨 말씀을 하신 거 같은데 가물가물 하였다. 자리에서 일어나 물 마시러 주방으로 갔다.




"아니 이것은?"

식탁에는 아직 식지 않은 뽀얀 곰탕이 먹음직스럽게 셋팅되어 있었다. 그제서야 잠결에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일어나면 배고플테니깐 곰탕을 먹으라고 하셨다. 일하시느라 바쁘실텐데, 아들 걱정에 밤 늦게까지 곰탕을 끓여놓으신 거였다. 정작 나는 당신의 생일도 기억하지 못했는데 말이다.

맛있게 곰탕을 먹고 있는데, 불현듯 미역국이 떠올랐다. 항상 아버지, 나, 동생 생일날이 되면 어머니께서 해주신 미역국을 당연하다는 듯이 먹는데, 정작 당신의 생일에는 미역국을 드시지 않았다. 오늘도 어김없이 못난 자식 걱정에 미역국보다는 곰탕을 끓이신 분이니깐...

"엄...엄마! 어흐흑흑ㅜㅜ"

그 때 안방에서 어머니의 기침소리가 들려왔다. 출근하실 때 감기 기운이 있는 거 같다고 하셨는데, 결국 어머니도 걸리셨나보다. 당장 내가 아프다고 걱정도 하지 않았는데, 정말 나는 천하의 불효자식이다.




"눈부신 그녀!"

빛바랜 사진 한 장, 추억의 사진 속에는 친할머니, 고모, 나, 어머니가 있다. 갓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아버지를 만나 나를 낳았다. 사진속의  어머니는 누구보다도 날씬하였고, 아름다웠다. 아버지는 정말 전생에 나라를 구하신 게 틀림없다.




오늘 저녁, 그녀에게 데이트 신청을 할 거예요! 꼭 받아주실거죠? 엄마 생일 축하해~♥


추천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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