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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게 아무것도 없어!"
나른한 주말 오후, 밀린 잠을 실컷 보충하고 정오가 넘어서야 겨우 일어났다. 부모님은 이미 운동을 하러 가셨기에 집에는 나 밖에 없었다. 신나게 자는 동안 나의 위는 말끔히 소화가 되었고 당장 먹을 것을 넣어달라고 아우성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보아도 바로 먹을만한 음식이 없었다. 결국 시켜먹을려다가 혼자 시켜 먹기도 뻘쭘하였다. 블로깅을 하다보면 매일같이 먹음직스런 음식을 뚝딱 만들어내시는 요리블로거 분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어쩜 그리 먹음직한 음식을 매일같이 소개해주시는지 보면서도 내내 감탄할 따름이었다.
"요리블로거들은 너무 잔인해요!"
매번 모니터 속으로 들어가서 음식을 가져오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그러다가 문득 나도 요리를 한번 해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기회에 가츠의 요리이야기도 한번 만들어 보면 신선하고 재미있을 거 같았다.
"요리는 할 수 있냐?"
"그까이꺼 뭐 대충! 사진빨만 잘 나오면 되지!"
"재료 준비 완료!"
냉장고를 뒤져 요리에 쓸만한 재료를 셋팅하였다. 이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요리를 할 것이라고 하였는데, 많은 분들께서 참치찌개를 예상하셨다. 하지만 나에게 찌개는 너무나도 무모한 도전이기에 포기하고 간단한 볶음밥을 시도하기로 했다.
"볶음밥은 뭐! 그냥 열심히 볶으면 되잖아!"
"잘 볶아야지!"
얼마만에 요리를 하는 건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하긴 원래 한 적도 없었다. 기껏해야 라면과 계란후라이 정도였다. 그래도 나는 상식적인 인간이기에 잘 익지않는 감자부터 볶기로 하였다.
"짜게 먹으면 안돼!"
"그래도 간은 해야지"
소금을 꺼내 살짝 뿌려주었다. 사실 살짝만 뿌릴려고 했는데, 자꾸 사진이 말썽이였다. 원하는 컷을 찍기 위해 계속 소금을 뿌렸다. 이때부터 나의 맛있는 점심은 삐걱대기 시작하였다.
"볶음밥에 김치는 필수지!"
감자와 양파가 어느정도 익기 시작하자, 나는 준비한 김치를 투입하였다. 언제나 볶음밥에는 김치가 제일 무난하고 잘 어울리는 재료이다. 사실 김치만 넣어도 크게 간을 맞출 필요가 없었기에 참으로 유용한 아이템인 거 같다. 하지만 볶음용 김치도 아니었고, 아침에 갓 김치냉장고에서 꺼낸 김치였다는 사실은 넣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그래도 사진만 잘 나오면 돼!"
"오늘의 주인공! 참치군을 소개합니다!"
참치를 먹으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하는데, 그거는 모르겠다. 어렸을 때부터 참치를 좋아해서 자주 먹었음에도 머리가 좋아지는 거 같지는 않다. 그나마 잔머리는 좋으니, 효능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닌가보다.
"오오! 맛잇는 냄새가 나요!"
"괜찮은데?"
애시당초 레시피 따위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법 괜찮아 보였다. 하지만 혼자 먹기에는 꽤나 많은 양이 되어버렸다. 역시 음식의 양을 조절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부분이라는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괜찮아! 자고로 손이 커야함!"
"몸이 커지니깐 문제지!"
"축! 완성!"
나는 센스있는 남자이기 때문에 총각김치를 이용하여 데코레이션도 하였다. 아쉬운 점은 색깔이 너무 통일되어 밋밋해보였다.
"일단 먹어보드라고!"
"요리해주는 남자! 멋있잖아!"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참치볶음밥을 시식하였다. 입 속에서 밥알과 참치, 김치, 감자, 양파 등이 고루 퍼지며 나를 자극하였다. 보다 디테일한 평가를 위해 먹고 또 먹었다. 얼마나 먹었을까? 나는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생각하였다.
요리 잘하는 여자친구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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