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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즈번의 밤!"
신나는 로큰롤이 연주되고 스테이지에는 흥에 겨운 사람들이 더위도 잊은 채 음악에 몸을 맡기고 있다. 브리즈번에서의 첫날밤은 서서히 불타오르고 있다.
"타워팰리스에서 사는 이유!"
숙소인 페스티발 타워에서 내려다 본 야경이다. 낮에 본 모습과는 또 다른 매력을 물씬 풍기고 있었다. 약속 시간이 되고 로비로 내려가자 다들 한껏 멋을 부리고 모여 있었다.
참고로 호주의 클럽은 입장시 복장검사를 철저하게 하고 있다. 슬리퍼나 반바지, 모자는 절대 입장할 수 없었다. 다행히 외모는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브리즈번 최고의 클럽! 클라우드랜드!"
브리즈번 도심 곳곳에는 클럽과 펍이 위치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가 방문한 곳은 가장 최근에 개장한 클라우드 랜드이다. 건물 전체가 거대한 클럽인 이 곳은 브리즈번에서도 가장 고급스런 클럽이라고 하였다. 이 때까지만 한국에서 가는 클럽과의 차이를 알지 못하였다.
"밴드가 있어!"
"분위기가 좀 다른데!"
클라우드랜드는 기존에 내가 생각하였던 클럽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얼핏보면 음악이 흐르는 레스토랑 같았다. 실제로 늦은 저녁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종종 보였다.
"일단 달리고 달리고"
퀸즐랜드 관관청 현지 직원 분들이 동행하여 우리들에게 맛있는 와인들을 소개해주었다. 호주하면 스테이크, 그리고 와인을 빼놓을 수 없지 않은가? 클럽에서 마시는 와인은 신선하고 색달랐다. 게다가 맛있는 호주와인을 현지에서 맛볼 수 있었기에 더욱 행복하였다.
"자! 이제부터 알아서 노세요!"
"아무리 봐도 작업하는 거 같은데!"
참고로 이 날은 평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클럽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브리즈번에 와서 느낀 거지만, 다들 무척 여유롭고 행복해보였다. 물론 경제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특유의 마인드가 각박한 우리네 사회는 다른 듯 하였다.
"뭐 드릴까요?"
"그냥 웃어주시면 되요!"
클럽 구석구석을 돌며 촬영을 하자 괜시리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기분이었다. 플래쉬를 빵빵 터뜨리며 사진 촬영을 하는 동양인의 모습은 그들에게도 분명 낯설테니 말이다. 갑자기 누군가 나의 어깨를 두드린다.
"헤이 맨!"
"네? 여기서 사진 찍으면 안되나요?"
"노노! 우리 좀 찍어줘요!"
"알바하는 기분! 팁주세요!"
"아쉽게도 호주는 팁문화가 없어요!"
"그럼 술이라도 주세요!"
그렇게 유쾌한 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낯선 이방인의 출연에도 반갑게 맞이해준 브리즈번 시민들, 그렇게 클럽의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져만 갔다.
"자자! 이제 본격적으로 놀아봅시다!"
어느새 스테이지는 흥에 겨운 사람들로 가득 찼고, 다들 댄스 삼매경에 심취하였다. 순간 나의 시야에 포착된 선남선녀, 냉큼 뛰어갔다.
"나만 빼고 놀고 있어!"
"문제는 말이 안 통해!"
나의 룸메이트 나영철과 대명리조트에서 스키샵을 운영하고 있는 박현우이다. 영철이는 지난 시간에 소개하였으니 패스, 나보다 한 살 많은 현우형은 대명리조트에서 스키샵을 운영하고 있다. 평소 꾸준하게 레포츠를 즐기는 현우형은 영철이와 마찬가지로 뛰어난 운동신경과 준수한 외모를 자랑하며 이번 액티비티 여행에 전문 모델이 되어 주었다.
참고로 여행 직전까지 담배를 끊으며 건강한 삶을 추구하고자 하였지만, 결국 나에게 라이터를 빌리는 불상사가 야기되었다. 현우형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소내시대 좋아요! 마사지 좋아요!"
"뭐...뭐지?"
갑자기 나를 향해 소녀시대 Gee를 부르며 다가오는 그녀, 순간 나도 모르게 긴장되었다. 처음에는 불법업소에서 일하는 아시아계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일본인이었다. 소녀시대를 좋아하는 그는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뽐내며 소녀시대 안무까지 완벽하게 소화하였다. 역시 소녀시대의 인기를 퀸즐랜드에서 확인하게 되나니 아이러니 하다. 참고로 한국에 놀러와서 마사지를 받고 그 매력에 푹 빠져다고 한다.
"이제 숙소로 돌아 갈 시간입니다!"
"벌써요?"
"브리즈번의 밤거리!"
신기하게도 밤 12시가 넘으면 상점에서 술을 판매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 않은가? 숙소로 돌아가는 발걸음, 다들 아쉬움이 느껴진다. 이제 겨우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 한국에서는 이제 본격적으로 달릴 시간이 아닌가?
"2차 갑시다!"
"2차! 2차! 2차!"
어느새 9명의 남자들은 생사를 함께한 전우마냥 똘돌 뭉쳐 경실장을 전방위로 포섭하기 시작하였다. 결국 경실장은 숙소 근처에 위치한 작은 펍으로 우리를 데려갔다. 알고보니 브리즈번에서 가장 오래된 펍(IRISH MURPHYS)이라고 하였다. 이 곳에서도 무섭게 생긴 보안요원이 복장검사를 하였는데, 순간 나의 팔을 강하게 잡았다.
"헐! 왜 그러세요!"
"신분증 보여줘!"
"헐! 형님 최고! 사랑해요!"
"..........."
어려보인다는 말을 호주에서 들을 줄이야? 여권을 가져오지 않아 국제학생증을 보여주니 안된다며 다른 신분증을 요구하였다. 혹시나 싶어 운전면허증을 보여주니 이리저리 살펴보고는 무사 통과!
"비어 플리즈!"
시원한 생맥주를 한 모금 들이키고나니 다시 재충전이 되는 기분이다. 이 곳은 클라우드랜드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시설과 규모면에서 훨씬 작지만 그 속에서 느껴지는 자유분방함이랄까? 마치 동네 놀이터 같은 기분이다.
"퀸즐랜드의 허각!"
펍 앞쪽에 마련된 작은 무대에서는 밴드공연이 한창이다. 파워풀한 보컬, 그가 보여주는 스타일은 얼마전 슈퍼스타K로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허각과 비슷하였다. 그의 공연을 들으며 스테이지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 앞서 방문한 클라우드랜드보다 연령층이 대폭 낮은 듯 하다. 그래서일까? 좁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에너지가 넘쳐보였다.
"호주사람들은 사진찍히는 걸 좋아하나봐!"
이 곳에서는 아예 나의 카메라 앞으로 들어와서 직접 포즈를 취하였다. 문득 브리즈번에서 클럽전문 사진사로 일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나! 현우형은 맨날 미인 옆에만 있어!"
"오해야!"
참고로 현우형이 들고 있는 하얀 쪼리는 클라우드랜드에서 미모의 여인에게 선물받은 명품 아우디(?) 로고가 새겨진 제품이다. 역시 그의 사랑스런 비주얼은 퀸즐랜드에서도 무한한 매력을 발산하였다. 얼마나 놀았을까? 어느덧 새벽 3시가 훌쩍 넘었다. 내일 일정도 소화하여야 하기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펍을 나왔다.
"해장하고 들어가죠!"
"감자탕? 순대국? 곱창?"
"여기는 브리즈번입니다!"
"으음 저기 가볼까?"
"이게 정말 해장이 될까?"
"아메리칸 스타일!"
한국이라면 24시 영업하는 해장국집이 즐비하겠지만, 브리즈번에서는 24시 영업하는 음식점 자체가 극소수였다. 숙소로 돌아가다 발견한 24시 음식점, 그 곳은 다름아닌 팬케이크 전문 레스토랑이다. 달콤한 팬케이크로 해장하는 차가운 도시의 남자들! 정말 센스 충만하지 않은가?
"진짜 먹어도 괜찮을까요?"
"괜찮아! 언제 남자들끼리 새벽에 팬케이크로 해장해보겠노! 다 추억이야 추억!"
그렇게 브리즈번에서의 첫날밤은 달콤한 추억을 남긴 채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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