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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츠의 군대이야기, 복귀행군 上편

가츠의 군대이야기 2009. 7. 27.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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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답니다. 그리고 어김없이 찾아온 월요일, 우울합니다. 오늘은 병장때 있었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언제나처럼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전개되지 않으며, 그때그때 기억나는 사건을 재구성하여 작성하고 있습니다. 고로 예전 글을 안 읽으시고 바로 보셔도 무방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신 분은 윗부분에 위치한 지난 글보기를 이용해주세요!


때는 바야흐로 06년 10월, 가츠병장은 3소대 2분대장으로서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었다. 당시 우리 분대에 신병이 한 명 전입왔다. 일, 이등병때까지만 하여도, 신병이 오면 어찌나 반가울 수 없었다. 일단, 소대내에 내가 편하게 대할 수 있는 후임이 더 생기는 것이고, 맨날 보는 식상한 얼굴이 아니라 신선한 뉴페이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대장의 위치에서 맞이하는 신병은 반가운 마음보다는 부담감으로 다가온다. 분대원 추가된다는 것은 그만큼 예상치 못한 위험요소가 더 생기기 때문이다. 만약 신병이 군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관심병사라면, 일차적으로 분대원들부터 시작해서 크게는 중대, 대대까지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완전군장편에서도 한번 소개되었지만, 관심병사 한 명이 미치는 파급효과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고로 신병이 들어오면, 분대장은 신병을 붙잡고 철저하게 상담을 한다. 가족관계부터 시작해서 특기,취미,학력,병력,친구관계,성격 등 전방위적인 정보를 수집하여 파악한다.

고참들이 신병이 오면 짖궂은 질문을 하면 괴롭히는 거 같아보이지만, 사실 알고보면 그런 질문들을 던지면서 신병의 상태를 파악해보기도 한다. 짖궂은 질문에 대처하는 방법에서 어느정도 신병의 정신상태나 성격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장난을 장난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신병, 고참의 장난을 센스있게 대처있는 신병의 차이는 앞으로의 군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나는 분대장 관찰일지를 꺼내놓고는 신병과 상담을 시작하였다. 작은 탁자위에는 과자와 음료수를 꺼내놓고 세상에서 가장 인자한 표정으로 신병을 바라보았다. 근데 이녀석... 누구 닮은거 같다! 눈빛이며 수염이며 살만 좀 빠졌을 뿐 똑같잖아! ㄷㄷㄷ

바로 폭소클럽의 김샘이다!




'어? 김샘아니십니까? 강의는 안하시고 군대는 어인 일로 오셨습니까?'

'이병 이OO! 아닙니다!'

'하하~! 김샘 맞구만~! 이거 정말 닮았는데~!'

'이병 이OO! 감사합니다!'

그렇게 김샘과 아니 이이병과 오랜 상담을 하였다. 분대장교육대 1등에 빛나는 최우수분대장(?)인 내가 봤을때는 별다른 특이사항을 발견할 수 없었다. 이에 안심하였고, 조촐한 환영파티를 하며 이이병과의 군생활이 시작되었다.

얼마후, 우리는 후반기 진지공사를 떠났다. 진지공사는 이미 일전에 3부작으로 거창하게 포스팅을 하였기에, 생소하신 분들은 지난 글보기에서 찾아보시면 되겠다. 예전에 포스팅할때는 내가 이등병이었을때 이야기였지만, 이번에는 분대장으로 뛴 훈련이다.

2주간의 진지공사는 별탈없이 순식간에 지나갔고, 어느덧 복귀날이 되었다.


언제나처럼 우리부대는 완전군장을 메고 부대를 향해 어디서나 당당하게 걷기~♪모드로 복귀행군을 시작하였다. 진지공사는 전술훈련이 아니고 비전술훈련이기 때문에, 굳이 산악으로 기동하지않고 도로를 타고 행군하였다. 경기도 가평에서 다시 우리 부대 주둔지가 있는 강원도까지 머나먼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사실, 산악기동이 훨씬 힘들지만 신병들에게는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2주전 출발행군 당시 별 무리없이 왔었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수십킬로의 도로를 걷고, 우리 눈앞에는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점인 도마치고개가 보이기 시작했다.

'자자 2분대!, 도마치 고개만 넘으면 우리의 홈그라운다~! 힘내자~!'




나는 분대원들을 독려하였고, 힘차게 고개를 올라가기 시작했다. 당시 우리 대대장은 아주 멋진 분이셨다. 지난 대대장은 진급에 눈이 멀어 우리 병사들을 마치 로보트인냥 막 다뤘다. 그러나 결국 그는 진급하지 못했다. 자신의 직속부하인 대대원들에게 마저도 존경받지 못하는 지휘관이 어떻게 진급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지금 우리가 모시고 있는 대대장님은 부임하시자마자 병사들의 인권을 보장해주셨고, 항상 열린 마음으로 병사들과 소통를 하였다. 고로 병사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그후로, 우리는 아무리 힘든 훈련이라 할지라도 대대장님의 한마디에 수류탄을 들고 적진을 향해 돌격하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아니나 다를까? 오름막길에 접어들자 대대장의 레토나가 정지하더니 대대장님이 내리셨다. 그리고는 우리들과 함께 걷기 시작하셨다.

오오~! 감동적이야~!


대대장님은 참모들과 함께 오름막길을 오르고 있는 우리들을 격려하였다. 물론 비전술훈련이니깐 가능한 거겠지만, 대대장님의 격려는 우리에게 큰 힘이 되었다. 이에 고무된 우리 대대원들은 더 빠른 속도로 정상을 향해 치고 올라갔다.

그러나 우리가 빠르게 치고 올라가도, 지휘봉 하나 들고 올라오시는 대대장님이 더 빠를 수 밖에 없었다. 어느덧 우리 소대까지 따라 붙으신 대대장님은 나를 발견하셨다. 평소에도 주둔지나 내무실에서 만나면 유독 나에게 장난치셨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나에게 농을 던지셨다.

'어이~ 가츠~!'

'벼어엉자아앙! 가아아츠으으! 네에엣!'

'너 군장이 유난히 가벼워보이는데? 다 챙겨 넣었어?'

'하하! 다 챙겨넣었습니다! 풀셋팅입니다아!'




헉~!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 사실 나의 군장은 최소한의 필수 항목만 넣고 꾸려진 가라군장이다. 자고로 어느 분대장이 바보가 아닌 이상 완전군장을 메고 있겠는가? 무거워 죽겠는데 말이다.

출발행군 당시에는 먹을 것만 잔뜩 넣어가지고 다소 무겁게 출발하였지만, 복귀행군 때에는 이미 다 먹고, 군장에 넣을게 없다. 고로 텅텅 비어있다. 후훗~! 쓰레기봉투에 공기만 넣어서 군장에 넣고 다닐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렇게 나는 행여 대대장님이 나에게 다가올까봐,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땅만 보고 걸었다. 그리고는 세상에서 가장 고틍스런 표정을 지으며 힘든 척 하였다.

눈치채신걸까? 대뜸 대대장님이 나를 째려보시더니 외치셨다!

'야 가츠! 왜 자꾸 절벽으로 가는겨? 분대장이 이상한데로 가니깐 분대원들까지 다 따라가잖아! 힘들다고 시위하는거냐?'

헐~ 그랬다! 나는 불안한 마음에 대대장님과 최대한 멀어지기위해 나도 모르게 그만 도로를 이탈하여 절벽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내 뒤로는 비엔나소세지처럼 분대원들이 나만 줄줄이 따라오고 있었다. 대대장님과 참모들은 한심하단듯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날따라 나의 군장은 한없이 작게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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