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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츠의 군대이야기, 진지공사 中편

가츠의 군대이야기 2009. 7. 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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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츠의 군대이야기 전편모음(클릭 후 맨아래 다음페이지를 누르시면 1회 첫 포상휴가편부터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시간에 이어서 계속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지난 편을 안 읽은 분은 먼저 진지공사 上편부터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언제나처럼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전개되지 않으며, 그때그때 기억나는 사건을 재구성하여 작성하고 있습니다. 고로 예전 글을 안 읽으시고 바로 보셔도 무방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윗부분에 위치한 지난 글보기를 이용해주세요!


지난 시간, 출발행군이야기를  하다보니 끝나버렸다. 그만큼 긴 여정이 아니었나 싶다. 문득, 100여개 넘게 달린 댓글을 보면서 나는 울었다. 우리 부대는 항시 그래왔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많은 분들께서 금시초문? 왠 개고생? 이란 반응을 보여주시며 격려해주셨다. 이미 전역했기에 웃을 수 있지만, 당시에 알았다면 정말 탈영했을지도 모르겠다.

산 속에서의 밤은 언제나 춥고 배고프다. 깊은 산 속에 PX가 있을리 만무하고, 보병의 특성상 개인부식도 모두 자기군장에 직접 챙겨서 다녀야하기에, 부식이라해봤자 참치캔, 맛다시, 라면, 핫브레이크 정도가 고작이다. 훈련전 군장에 부식들을 넣을때마다 무엇을 가져갈까? 얼마나 고민하였는지 모른다. 그래서 난 운전병 아저씨들이 너무 부러웠다. 그들의 차는 완전 PX를 방불케하였다. 종류별로 다있는 음료수와 과자, 빵등은 정말 선망의 대상이었다.




이미 일전에 소포사열편에서 잠깐 소개하였는데, 당시 식사가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평소 훈련때와는 다르게 나오는 식사의 양이 턱없이 적었다. 한창 식욕이 왕성한 군인들, 게다가 종일 산속을 뛰어다니며 나무를 베고 돌을 깨며 옮기고 나르고 하니 얼마나 허기지겠는가?

하루종일 가만히 있어도 밥때
만 되면 꼬르륵 걸리는데, 종일 고단한 육체적을 노등을 하니 말이다. 그래서 훈련에서 부식은 정말 꼭 필요한 것이다. 배고플때 먹는 핫브레이크는 정말 최고의 선물이다. 그걸 전우와 나누어 먹는다면? 행여 전쟁이라도 발발한다면, 나눠먹은 전우가 나를 위해 대신 총알을 맞아 줄지도 모른다.

진지공사장에서 맞이하는 아침이다. 이등병인 가츠는 기상과 동시에 총알처럼 텐트밖으로 뛰쳐나가야된다. 진지공사는 전술훈련이 아니기에, 텐트에 위장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D형텐트를 구축하여 분대원 전체가 텐트 하나에서 생활한다. 대략 한개분대는 7,8명이다.




사진에서보면 5명밖에 없지만, 3명이 더 들어가서 자야된다. 정말 한치의 빈틈도 없이 붙어서 잔다. 최고 명당은 역시나 가장 중앙이다. 고로 중앙에 분대장이 위치하고 양옆으로 계급순대로 누워서 잔다. 고로 이등병인 나는 가장 구석에서 자야된다. 자다보면, 손이 텐트밖으로 나간다. 텐트생활에서만큼은 키 크고 몸좋은 후임이 미움대상이다. 그만큼 좁아지기 때문이다.

군인이 있는 곳에는 항상 경계근무가 있다. 이곳에서도 숙영지 입구부분에 임시 위병소가 설치되어 24시간 2명씩 근무가 투입되었고, 야간에는 동초라고 불리는 순찰하는 근무자도 투입되어, 각 텐트들을 돌아다니면서 안전을 확인한다. 또한 후번 위병소 근무자 깨우기도 하고 아침에는 기상을 알려준다.

'기상하십시오~! 기상하십시오~!'

전날, 출발행군의 피로가 가시지 않은걸까? 좀처럼 눈이 떠지지 않는다. 혼미한 상태에서 아련하게 들려오는 동초의 기상소리, 더 자고 싶다~! 자고 싶다~! 그때 옆구리를 찔러주는 심이병~!

'야~! 빨리 환복하고 나가야지~!'

그랬다~! 나는 이등병이다. 잽싸게 침남을 말고, 전투복을 챙겨들고 밖으로 나가야된다. 그래야지 고참들이 편안하게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의 기온은 싸늘하다. 활동복 바지를 벗고, 전투복으로 갈아입는데, 산골짜기의 바람이 시원하게 나의 다리를 휘감아준다.

그리고 야외건조장 앞에서 중대 아침 점호를 취하고, 그날 작업을 브리핑받았다.

'간밤에 환자 없나? 오늘은 각 소대마다 지난 6개월간 방치된 호들을 확인하고, 훼손되거나 재보수해야되는것들을 확인할 수 있도록, 자자 실시~!'

아침을 먹고, 3소대 작계지역으로 갔다. 이미 오래기간을 거쳐 완성된, 교통호와 개인호등을 보고있자니 문득 전역하신 선배전우들이 너무나 고마웠다. 그들은 산속에 하나의 요새를 만들어 구축해놓았다. 그것도 순수 사람의 힘으로 말이다. 재료는 나무와 돌뿐인데... 정말 인간의 능력은 대단한 것 같다.



 
소대장님과 분대장들은 모형도를 보면서 브리핑을 하였고, 우리들은 지천에 널린 두릅을 따기 시작하였다. 김상병은 나를 보더니 물었다.

'가츠야 이거 뭔줄 알어?'

'이병 가츠~! 잘모르겠습니다~!'

'몰라? 이거 두릅이잖아~! 이거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먹으면 얼마나 맛있는데~!'

'우와~! 맛있겠습니다~!'

'가츠야~! 뚜루뚜루뚜 뚜루뚜루뚜 뚜루뚜루뚜 따라라~♪'






그렇게 김상병과 만사마 놀이를 하면서 두릅을 따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 나머지 소대원들은 삽으로 열심히 땅을 파더니 천년묵은 칡뿌리를 캐느라 여념이 없다. 이에 질세라 이상병은 산삼을 캐서 포상휴가를 받겠다며 연신 사방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이렇게 우리들은 군인의 신분을 벗고, 다들 약초쟁이가 되어 화악산을 뛰어다녔다.

'자자 집합~! 이놈들 진지보수해야지~!'

수확한 두릅과 칡뿌리를 모아놓고, 소대장님의 지휘아래 다시 연신 톱질과 삽질을 하였다. 고참들이 나무를 베어주면, 그것을 들고 나르기를 수차례, 어느덧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었고, 허기가 밀려왔다. 멀리 보이는 가평천에서는 때이른 피서객들이 삼겹살에 소주를 먹으며 한가로이 피서를 즐기고 있었다. 배고프다 ㅜㅜ

종일 작업을 하고, 다시 숙영지로 돌아왔다. 역시나 저녁도 부실하다. 우리들은 너무너무 배가 고팠다. 이에 중대장님도 안되겠다 싶었는지, 분대장들을 집합하였고, 식사추진 차량을 이용하여 근처 마트에서 음료수와 과자를 사올수 있도록 조치해주었다. 분대원들은 십시일반 비상금을 모았고, 분대장들은 출발하였다.

'크앙 배고파~! 분대장님 센스있게 맛난거 사오셔야 되는데~!'

'오늘따라 박병장이 이렇게 그리울 수가 없구나~! 왜케 안와~!'




텐트안에서 분대원들은 분대장이 오기만을 눈이 빠지라 기다렸다. 이윽고, 박병장은 개선장군처럼 위풍당당하게 돌아왔다. 그는  사이다 한박스랑 각종 과자를 수북이 사가지고 왔다. 와우~! 굶주림에 지친 우리들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텐트안에서 즐거운 과자파티를 열었다.

'우걱우걱~! 맛있어~! 이맛에 군생활한다니깐~!'

'너무 행복합니다~!'

'가츠야 텐트 문 내려~!'

갑자기 박병장이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더니, 텐트문을 내리라고 하였다. 그리고 야상속에서 무언가를 꺼내었다. 헉~! 그것은 바로 우리 히로인 참이슬양이 아니신가?





'우와 박병장님 최고예요~!'

'하하 몰래사느라 힘들었다~!'

'박병장님~! 만세~! 만세~! 만세~!'

그렇게 우리는 배부르고, 행복하게 밤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어김없이 찾아온 아침, 어제 먹은 소주때문일까? 온몸이 나른하다~! 그러나 어김없이 옆구리 찔러주시는 심이병. 다시 잽싸게 텐트밖으로 나가서 환복을 하였고, 점호을 취했다. 어제와 별반 다를게 없는 하루였다. 종일 작업을 하고, 배고픔에 지쳐 있었다.

저녁을 먹다가, 텐트에서 참치캔를 가져오라고 하여서 텐트로 들어갔다. 나의 눈에 비친 사이다박스~! 어제 회식때 먹고, 아직 많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진짜 덥고 힘들때 먹자면서 아껴놓은 것이다. 그러나 이미 나의 머릿속은 사이다~! 사이다~!를 외치고 있었고, 나는 슬며시 한 캔을 집었다.

딸깍~!

꿀꺽꿀꺽~! 아... 미지근한 사이다가 이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단숨에 원샷을 한 나는 빈캔을 저 멀리 던지고는 다시 돌아와서 식사를 하였다. 후훗~! 아무도 모를꺼야~!

그날밤, 모든 일과를 마치고 다들 텐트에 누워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박병장은 어제 사다놓은 사이다를 보면서 연신 가우뚱 거리고 있다.

'어라~! 이상하네~! 왜 한 캔이 없지? 분명히 세어놨는데 ㅜㅜ'

나는 조용히 침낭을 머리끝까지 올리고는 잠을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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